유월절과 엑소더스 - 노예생활하던 이스라엘의 출애굽

유월절과 엑소더스(Exodus). 이 두 사건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엑소더스는 ‘대이동, 탈출’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떤 지역에서 동시에 빠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성경에서는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사건과 그 사건이 기록된 ‘출애굽기’를 의미한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엑소더스, 즉 탈출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유월절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의 노예가 된 배경은 드라마틱하다. 야곱의 아들1)이었던 요셉이 형들의 시기를 받아 이집트에 팔려간 것이 그 발단이다.

파라오의 꿈을 해석하는 요셉. 19세기 Jean-Adrien Guignet의 작품

요셉은 본래 노예로 팔려갔지만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집트 총리로 등용되는, 엄청난 신분 상승을 이룬다. 파라오의 꿈을 해석해 긴 흉년을 잘 대비한 공으로 이집트 서열 2위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학자들은 이 시기를 고대 이집트 중왕국시대2) 12왕조의 세누스레트 3세(Senusret III) 혹은 힉소스 시대의 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3)

고관이었던 요셉은 이집트와 가나안 일대4)에 극심한 흉년이 들었을 때 아버지 야곱을 비롯해 가족들을 이집트의 고센(Goshen)으로 이주시켜 살게 했다. 고센은 이집트 나일강 삼각주5) 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목축하기에 적합한 땅이었다. 라암세스(Rameses)라고도 불렸다.

요셉은 자신의 민족이 이후 이집트에서 직면하게 될 고통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요셉이 세운 업적이 워낙 큰지라 이전까지의 파라오들은 이스라엘을 크게 경계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이민자들은 적어도 100년간은 평화롭게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셉을 모르는 파라오가 등극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이집트에 정착한 야곱 일가는 70명에 불과했지만 400년 후가 지났을 때는 20세 이상 남성만 60만 명에 육박했다. 여성과 아이들을 합하면 전체 인구가 200만~300만 명 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노예가 되어 학대를 받았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은 무섭게 번성해가는 이스라엘을 보며 위기의식을 느꼈다. 파라오는 인구감소정책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힘들고 위험한 건설현장에 강제 동원했다. 그럭저럭 잘 살고 있던 이스라엘 민족은 어느새 노예로 전락한 신세가 되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예언에 따라 이루어진 역사였다. 일찍이 하나님께서는 ‘유대민족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아브라함에게 이 일에 대해 예언한 바 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정녕히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게 하리니(창세기 15:13)”
The Ramesses II Colossus in Luxor Temple

출애굽기 1장에는 학정을 일삼는 파라오로 인해 비참한 삶을 영위하는 이스라엘 노예들의 스토리가 짤막하면서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선택하여 파라오와 담판을 짓게 한다. 학자들은 당시 모세가 대면했던 파라오를 이집트 신왕국시대6) 18왕조 중 한 사람으로 추정하고 있다. 19왕조의 람세스 2세(Ramses Ⅱ)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파라오가 노예들을 순순히 풀어줄 리 만무했다. 당시에는 전쟁의 승패와 곡물의 수확량, 각종 공사의 추진 속도 등이 모두 인력에 비례했다. 국력이나 다름없는 노예들을 아무 대가 없이 놓아주는 게 비상식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파라오의 마음을 꺾으려고 이집트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린다. 이집트의 강과 호수가 피로 물들고, 개구리와 이, 파리가 창궐하는가 하면, 전염병으로 가축들이 죽어나가고, 악성 종기가 퍼지고, 가축과 사람들이 우박에 맞아 죽었다. 농작물은 뒤이어 쳐들어온 메뚜기 떼에 의해 깔끔하게 청소되었다. 그리고 삼 일간 이집트 전역에는 흑암이 뒤덮였다.

이쯤에서 이스라엘인들을 보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파라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이집트 탈출을 위해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결정했다. #유대력 정월 14일을 그 시행일로 정하시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죽음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죽음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유월절을 지키는 것이었다.

열 번째 재앙, 1872 Lawrence Alma - Tadema - 파라오 장자의 죽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유월절을 엄숙하게 지켰다. 이집트에는 열 번째 재앙이 내렸다. 이집트의 모든 장자들이 죽음을 당한 것이다. 고집을 꺾지 않던 파라오는 더 이상 모세를 상대로 쟁론하지 않았다. 그저 나가라는 말뿐이었다. 이집트 사람들도 유대인들에게 빨리 떠나라고 재촉했다.

Departure of the Israelites(이스라엘 백성의 ​출발),데이빗 로버츠. 유월절을 지킨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해방되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을 지킴으로 죽음의 재앙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노예생활을 청산하고 이집트에서 해방되는 기념비적 역사를 이루었다. 야곱이 70명의 가솔들과 함께 이집트로 이주한 지 꼬박 430년이 되는 해였다.7)

하나님은 애굽에서 해방받은 이날을 잊지 말고 대대로 지키라고 명령했다.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유월절은 최대의 명절로서 지켜지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나긴 노예생활에서 해방된 날, 그 역사적인 날이 바로 유월절이다.


1)
야곱의 아들들 : 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단, 납달리, 갓, 아셀, 잇사갈, 스불론, 요셉, 베냐민
2)
고대 이집트의 시대 구분 중 하나로, 제11왕조의 멘투호테프 2세가 상하 이집트를 재통일한 기원전 2040년부터 제12왕조가 몰락하는 기원전 1782년 까지이다.
3)
성서 그리고 역사, 장 피에르 이즈부츠, 황소자리, p. 94, ISBN 978-89-91508-68-2
4)
이집트와 소아시아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지중해 동해안 지방을 지칭하는 명칭으로서 오랜 옛날부터 쓰였다. 또한 구약성경에는 요단강의 서쪽 지방을 일반적으로 가리킨다.
5)
이집트 북쪽 나일 강 하류에 형성된 삼각주로 나일 강이 지중해로 들어가는 하구언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삼각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삼각주 지형 중 하나.
6)
때때로 이집트 제국이라고 불리며, 고대 이집트의 역사에서 기원전 16세기부터 기원전 11세기까지의 시기를 말하며 18왕조, 19왕조, 20왕조를 포함한다.
7)
출애굽기 12:40~41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 지 사백 삼십년이라 사백 삼십년이 마치는 그 날에 여호와의 군대가 다 애굽 땅에서 나왔은즉”